정월대보름은 설날과 달리 휴일로 지정되지 않아서 명절인 줄 모르는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정월대보름은 우리의 전통명절로 삼국시대 이전부터 이어져 온 세시풍속입니다. 설날(구정)부터 이어진 놀이들은 정월대보름에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설날이 가족단위의 명절이었다면, 정월대보름은 마을단위의 축제의 의미가 강했습니다. 그로 인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놀이들이 전승되었습니다. 정월대보름 놀이와 행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정월대보름 놀이
정월대보름의 놀이와 행사는 엄격하게 구분할 필요는 없겠지만, 개인이나 소규모로 하느냐, 마을사람들이 모두 모여하느냐 정도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정월대보름의 대표적인 놀이와 행사들을 알아보겠습니다.
• 보름달맞이 – 두둥실 떠오르는 정월대보름달을 보기 위해, 마을 언덕에 함께 올라가서 소원을 빌었습니다.
• 보름새기 – 대보름에는 온 집안의 등불을 켜놓고 밤을 지새웠습니다. 섣달그믐에도 밤을 지새우는 풍습이 있었지만, 정월대보름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고 하여 잠을 못 자게 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누가 잠을 자면, 밀가루로 눈썹을 하얗게 칠해 놓기도 합니다.
• 부럼깨물기 – 대보름날 아침에는 밤, 호두, 잣, 땅콩, 대추 등을 깨물어먹었습니다. 부럼을 깨물어 먹는 이유는 먹을 것이 많지 않았던 때에, 겨울 내내 잘 먹지 못해서 부족했던 영양분을 섭취하고 부실해진 치아의 건강을 보충하기 위한 것입니다.
• 더위팔기 – 대보름날 아침에 만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그 사람이 대답하면, “내 더위 사가라”라고 말하는 풍습입니다. 그렇게 하면 그해 여름의 무더위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합니다.
• 쥐불놀이 – 대보름 전날 밤과 보름날 밤에 했다고 하는데요, 들판에 쥐불을 놓아서 해충을 없애기 위한 민속놀이입니다. 쥐불놀이의 의미는 잡귀를 쫓고, 잡초를 태워서 신성하게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 해충의 알을 제거하여 풍작을 기원하고, 봄에 새싹이 날 때 거름이 되도록 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농사의 시작을 맞아서 농사지을 땅을 정화시키며 준비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서화희(서화희)’ 또는 ‘불싸움’이라고도 합니다.
• 널뛰기 – 정월대보름 밤에 마을에 모여서 널뛰기를 했습니다.
• 액막이 연 – 연에 이름, 생년월일과 ‘송액영복(送厄迎福)’과 같은 글을 써서 대보름 전날에 띄워 보내는 놀이입니다. 송액영복은 ‘재앙을 보내고 복을 맞이하다’는 의미입니다.
2. 정월대보름 행사
• 달집태우기 – 대보름날 나무로 틀을 짜고 그 위에 마른 짚을 얹어서 삼각형과 비슷하게 달집을 만들고, 밤에 달이 뜨면 그 달집을 태웠습니다. 달집에 불을 놓고 타오르기 시작하면 달집이 다 타서 꺼질 때까지 춤을 추며 주위를 돌고 환성을 지르기도 합니다. 모든 부정과 액운 등을 불로 태워 정화시켜서 질병과 근심이 없는 한 해를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의 세시풍속입니다. 그 형태는 마치 오늘날의 캠프파이어와 비슷합니다.
• 다리밟기 – 마을에 있는 비교적 큰 다리를 왔다 갔다 건너 다니면서 노는 행사인데, ‘답교(踏橋)’놀이라고도 합니다. 다리밟기를 하는 이유는 다리를 밟으면 한 해 동안 다리에 병이 나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건너는 다리(橋, 교)와 사람의 다리(脚, 각)를 연결시켜서 이런 행사를 한 것인데요, 다리밟기를 다리병(脚病, 각병)과 연결시키는 것은 그저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단지 육체노동을 많이 해서 다리에 병이 많이 생겼으니 그것을 방지했으면 좋겠다는 소망들이 만들어낸 풍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지신밟기 – 집집마다의 지신(地神, 땅을 다스리는 신령)을 밟아서 잡귀를 쫓고 한 해 동안 무사하고 복이 깃들이기를 비는 의미의 행사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집집마다 다니면서 그 집안의 지신을 밟는 행위를 했다고 합니다.
• 사자희 –머리에 사자 가면을 쓰고 농악을 울리며 모두 함께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춤을 추고 인사를 하는 행사입니다.
• 그 외에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줄다리기, 남자들끼리 편을 나누어 돌 던지기 놀이를 했던 ‘석전’, 고싸움 등이 정월대보름의 행사로 전승되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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