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유엔 긴급특별총회’가 열렸습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상정된 결의안에 대해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비토권(the right of veto,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결의안 채택이 무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 긴급특별총회’가 열린 것인데요,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1. 유엔 긴급특별총회 결의안, 러시아를 압박하는 상징적 의미
▶ 유엔 긴급특별총회가 소집된 이유
이번 긴급특별총회가 소집된 이유는, 지난 달 25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상정한 결의안이, 러시아의 비토권으로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안보리의 결의안 내용은 ‘러시아에 대한 규탄을 포함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즉각적이고,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것이었는데, 채택에 실패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비토권을 생각한다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 유엔 긴급특별총회 결의안 통과가 갖는 의미
미국은 이에 즉각적으로 ‘유엔 긴급특별총회’ 개최를 제안했고, 지난 2일 회원국 193개국이 뉴욕 유엔본부에 모였습니다. 제시된 결의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고, 찬성 141개국, 반대 5개국, 기권 35개국의 결과로 결의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총회 참석자들은 환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유엔총회의 메시지는 아주 분명합니다. 지금 당장 우크라이나 내 적대 행위를 끝내세요. 지금 당장 총성을 멈추세요.”라고 강하게 발언했습니다.
‘압도적 표차이로 통과되었다’라며 전세계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이유는 러시아로 하여금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 유엔 긴급특별총회의 결의안이 통과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통과와는 달라서, 이것이 법적이고 강제적인 구속력을 갖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러시아를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는 최대의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성과가 있는 셈입니다.
▶ 미국의 노림수
미국은 유엔 긴급특별총회 결의안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전 세계의 규탄과 국제적인 공조를 이끌어 내는 명분과, 러시아를 더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 미국 하원을 중심으로 ‘러시아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에서 퇴출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로서는 당연히 불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을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에게 작용하는 심리적 부담감은 클 것입니다.
2. 결의안 상세 내용
이번 긴급특별총회에서 상정한 결의안의 상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러시아의 2월 24일 특별 군사작전 선언을 규탄한다.
• 무력 사용 또는 위협으로 얻어낸 영토는 합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 러시아의 핵무력 태세 강화 결정을 규탄한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개탄한다.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무조건적으로 군병력을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
제목3. 결의안을 반대한 5개국, 중국은 기권?
결의안을 반대한 5개국은 러시아, 북한, 벨라루스, 시리아, 에리트리아(아프리카 북동부 홍해 연안에 있는 군국주의 국가)의 5개국입니다.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이 반대가 아니고 기권을 한 35개국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가 반대하는 입장에서 중국으로서도 함부로 러시아 편에 서는 것은 아무래도 심리적 부담감이 있겠죠. 중국은 또 다른 사고를 치지 말고, 그 입장을 고수해주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중국은 지난달 열린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는 거부권을 썼습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미국, 프랑스, 영국, 중국, 러시아의 5개국입니다. 유엔에서 상정되는 모든 안건은 이 상임이사국인 5개국 중 어느 한 나라만 거부권을 써도 통과될 수 없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