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명칭이 ‘키예프(Kiev)’가 아니고 ‘키이우’(Kyiv)라고요? 외교부는 2일 우크라이나 지명을 기존의 러시아어 발음대로 표기하던 방식을 바꾸고 우크라이나어 발음으로 표기하는 것과 병기하는 방식(함께 표기하는 것)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자국 수도는 ‘키이우(Kyiv)’
지난 3월 1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수도를 침략국인 러시아의 발음 ‘키예프(Kiev)’가 아닌 ‘키이우(Kyiv)’, 즉 우크라이나어로 발음해달라는 간곡한 요청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대한민국은 3월 1일을 한민족의 독립 의사를 세계만방에 알린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중략) 우크라이나는 국권을 지키기 위해 지금 러시아의 침략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침략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민간인을 학살하고 도시를 폭격하며 우크라이나의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언어, 역사와 문화를 왜곡 비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국권을 빼앗으려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여러 지역의 지명이 침략국인 러시아의 발음으로 한국에서 표기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상처와 아픔이 되어 왔습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의 계기로 우크라이나의 지명을 우크라이나식 발음으로 표기해 주실 것을 간청드립니다."
■ 주한 우크라이나인들의 호소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교수(우크라이나 국적)는 “우리는 ‘크이우’라고 말해요. 우리 지역 이름을 러시아식 발음으로 계속 들어야 한다는 것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상처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서울을 중국식 발음으로 표기한다든가 일본식 발음으로 표기를 한다든가 이게 똑같은 거죠.”라고 인터뷰했습니다.
유리아 카프론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 3등 서기관은 “이 전쟁의 목적은 주권 국가로서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는 것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언어와 문화를 억압하는 것입니다. 한국 대중들은 전통적으로 우크라이나어 발음이 아닌 러시아어 발음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전통을 바꿔 나가고 싶습니다.”라고 호소했습니다.
홍석우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는 ‘우크라이나 수도 명칭을 계속해서 러시아식으로 발음한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의 수도를 여전히 러시아의 것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결국 그것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굉장히 모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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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와 연대감을 강화하려는 조치
2일 외교부에서 발표한 우크라이나 지명을 러시아어 발음이 아닌 우크라이나어 발음으로 표기하거나 또는 기존 표기와 병기(병행 표기)하는 방식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연대감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단,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는 ‘크이우(Kyiv)’라고 표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국립국어원에서는 ‘키이우(Kyiv)’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양한 언어들이 들어올 때에는 그 언어 현실에 맞춰서 표기 심의 지침을 만들어 놓는데, 그 지침에 따라 ‘크이우’가 아닌 ‘키이우’로 표기한다고 합니다.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구소련이 해체된 1991년 12월 26일보다 몇 달 앞선 1991년 8월 24일 독립을 선포했습니다. 우리는 그 이전부터 소련식 표기, 소련 해제 후에는 러시아식 표기를 사용해오고 있었는데,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식 발음으로 그들의 도시 이름을 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이전 포스팅들에서는 저도 우크라이나의 수도를 키예프(Kiev)로 썼었는데, 이제부터는 키이우(Kyiv)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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